장미 열매 여섯 개,
김하곤
2011-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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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열매 여섯 개, 머리핀 두 개, 파란색 실뭉치 하나
"엄마, 공원에 데려다 주세요. 데려다 주시면 이걸 드힐게요. 자, 보세요"
에린이 나를 조르다 말고, 제 주머니에 손을 넣어 뭔가를 꺼내 보인다. 에린의 손바닥 위에는 동전 세 개와 흰 조개껍데기 하나, 낚시찌 하나가 놓여 있었다.
"와, 멋진데! 그런데 에린, 오늘은 엄마가 할 일이 무척 많구나. 일하는 것을 봐가면서 조금 있다 다시 생각해 보자."
에린은 돌아서서 뛰어나갔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에린이 말귀를 알아들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에린은 몇 분이 지나지 않아 다시 돌아왔다.
"엄마, 공원에 데려다 준다고 약속하시면 이걸 다 드릴께요."
에린은 다시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 부엌 식탁 위에 조심스럽게 늘어놓았다. 나는 새롭게 제시된 내 품삯을 하나하나 주의 깉게 살펴보았다. 장미 열매 여섯 개, 은빛 쇠고리 하나, 작은 푸른 실뭉치 하나, 머리핀 두 개, 장미꽃잎 한 장, 집 앞 찻길에서 주운 아스팔트 한 조각, 그리고 벽돌 한 조각...
"와, 에린, 엄마가 공원에 데리고 간다고 약속만 하면 이걸 다 주겠다고?"
"그래요, 엄마, 꽤 괜찮은 거래예요."
"글쎄, 공원에 데려가는 대가로 이걸 다 받기에는 엄마가 조금 미안한데, 왠지 엄마한테만 너무 좋은 거래 같다. 그렇지 않니?"
"엄마 말씀이 맞아요. 이건 너무 많아요. 장미 열매 여섯 개, 머리핀 두 개, 푸른 실뭉치 하나만 가지세요. 그러면 공평하겠죠?"
"좋아, 한 시간 후에 공원에 가자."
내 허락이 떨어지자 에린은 웃으며 말했다.
"고마워요, 엄마 사랑해요!"
어떤 엄마가 그 상황에서 거절할 수 있을까? 그날 밤, 에린과의 '거래'를 떠올리며 '하나님과도 이처럼 거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하나님이 내 소원을 들어 주실 만큼 매력적인 대가를 그분 앞에 내놓을 수 있을까? 겸허하게 내가 가진 것을 생각해 보았다.
'좋아요, 하나님, 우리 거래해요. 만약 제 병을 낫게 해주신다면 1년 내내 주일학교에서 봉사하겠어요.' 아니면 '매월 한 번씩 꿂주린 아이들을 돌볼 테니 제게 새 직장을 찾아 주세요.' 그것도 아니면 좀 더 절박한 심정으로 '하나님, 제발 제 결혼생활을 바로잡아 주세요. 만일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매주 빠지지 않고 집에서 성경공부 모임을 열겠어요.'
나는 그때 하나님이 우리에게 베푸시는 방법이 어떤 것인지 깨달았다. 장미 열매 여섯 개와 머리핀 두 개, 푸른 실뭉치 하나가 내게 진짜 필요한 게 아닌 것처럼, 하나님이 내 삶 속에서 기적을 이루시는 데 대해 내가 드리는 '보수' 따위는 아무 의미가 없다.
에린의 엄마로서 나는 공원에 가고 싶다는 아이의 소망을 그저 들어 주고 싶었을 뿐이다. 하늘에 게신 우리 아버지도 같은 방법으로 우리를 축복하신다. 자녀인 우리가 제안하는 '꽤 괜찮은 거래'를 혼자 흐뭇한 웃음을 지으며 감상하고 계실지도 모른다.
웬디 던햄
"엄마, 공원에 데려다 주세요. 데려다 주시면 이걸 드힐게요. 자, 보세요"
에린이 나를 조르다 말고, 제 주머니에 손을 넣어 뭔가를 꺼내 보인다. 에린의 손바닥 위에는 동전 세 개와 흰 조개껍데기 하나, 낚시찌 하나가 놓여 있었다.
"와, 멋진데! 그런데 에린, 오늘은 엄마가 할 일이 무척 많구나. 일하는 것을 봐가면서 조금 있다 다시 생각해 보자."
에린은 돌아서서 뛰어나갔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에린이 말귀를 알아들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에린은 몇 분이 지나지 않아 다시 돌아왔다.
"엄마, 공원에 데려다 준다고 약속하시면 이걸 다 드릴께요."
에린은 다시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 부엌 식탁 위에 조심스럽게 늘어놓았다. 나는 새롭게 제시된 내 품삯을 하나하나 주의 깉게 살펴보았다. 장미 열매 여섯 개, 은빛 쇠고리 하나, 작은 푸른 실뭉치 하나, 머리핀 두 개, 장미꽃잎 한 장, 집 앞 찻길에서 주운 아스팔트 한 조각, 그리고 벽돌 한 조각...
"와, 에린, 엄마가 공원에 데리고 간다고 약속만 하면 이걸 다 주겠다고?"
"그래요, 엄마, 꽤 괜찮은 거래예요."
"글쎄, 공원에 데려가는 대가로 이걸 다 받기에는 엄마가 조금 미안한데, 왠지 엄마한테만 너무 좋은 거래 같다. 그렇지 않니?"
"엄마 말씀이 맞아요. 이건 너무 많아요. 장미 열매 여섯 개, 머리핀 두 개, 푸른 실뭉치 하나만 가지세요. 그러면 공평하겠죠?"
"좋아, 한 시간 후에 공원에 가자."
내 허락이 떨어지자 에린은 웃으며 말했다.
"고마워요, 엄마 사랑해요!"
어떤 엄마가 그 상황에서 거절할 수 있을까? 그날 밤, 에린과의 '거래'를 떠올리며 '하나님과도 이처럼 거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하나님이 내 소원을 들어 주실 만큼 매력적인 대가를 그분 앞에 내놓을 수 있을까? 겸허하게 내가 가진 것을 생각해 보았다.
'좋아요, 하나님, 우리 거래해요. 만약 제 병을 낫게 해주신다면 1년 내내 주일학교에서 봉사하겠어요.' 아니면 '매월 한 번씩 꿂주린 아이들을 돌볼 테니 제게 새 직장을 찾아 주세요.' 그것도 아니면 좀 더 절박한 심정으로 '하나님, 제발 제 결혼생활을 바로잡아 주세요. 만일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매주 빠지지 않고 집에서 성경공부 모임을 열겠어요.'
나는 그때 하나님이 우리에게 베푸시는 방법이 어떤 것인지 깨달았다. 장미 열매 여섯 개와 머리핀 두 개, 푸른 실뭉치 하나가 내게 진짜 필요한 게 아닌 것처럼, 하나님이 내 삶 속에서 기적을 이루시는 데 대해 내가 드리는 '보수' 따위는 아무 의미가 없다.
에린의 엄마로서 나는 공원에 가고 싶다는 아이의 소망을 그저 들어 주고 싶었을 뿐이다. 하늘에 게신 우리 아버지도 같은 방법으로 우리를 축복하신다. 자녀인 우리가 제안하는 '꽤 괜찮은 거래'를 혼자 흐뭇한 웃음을 지으며 감상하고 계실지도 모른다.
웬디 던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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